정책

새정부 미세먼지 특별대책에서 제외된 ‘항만’

녹색해운·친환경 항만의 이해 부족으로 미세먼지 예산 분배 불균형



(부산 = CSR투데이) 김은비 기자 = 지난 9일, 장미대선으로 새정부의 수장이 된 문재인 대통령은 제3호 업무지시로 현재 국내 최대 환경 이슈인 미세먼지 관련 대책마련을 위해 30년 이상 된 석탄화력발전소의 6월 한 달 간 한시적 가동 중단을 지시했다. 이번 조치로 인해 저감되는 미세먼지는 약 1~2%수준으로 그 수치는 미미하나 학교 교실과 체육관에 공기청정기 및 간이 미세먼지 측정기 설치 계획 등 국민건강과 환경에 대한 정부의 정책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조치로 평가되고 있다.


 이처럼 새정부는 임기 안에 국내 총 미세먼지 배출량의 30% 감축을 목표로 미세먼지 저감 대책의 원활한 이행을 위한 별도의 기구 설치, ‘미세먼지 관리특별대책 세부이행계획’에 약 5조 원 예산 투입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육상교통에만 전체 예산의 80% 이상을 보급한 데 비해 선박 배출가스 저감장치 부착에는 3,000척의 선박에 300억 원을 배정, 녹색해운이나 친환경 항만 정책에 대한 이해 부족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2016년 <네이처>에 따르면 우리나라 부산항이 중국, 두바이, 싱가포르의 항만과 함께 초미세먼지 세계 10대 오염항만으로 선정되었다.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항만도시 환경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전 세계 인구 약 6만 명,

선박 배출 오염물질로 사망


 해상에서 운항되는 선박에 의한 대기오염은 이미 상당히 진행 된 상황이다. 전 세계 질소산화물 배출의 약 15%와 황산화물 배출의 약 5~8%가 선박에 의해 행해지고 있으며, 더욱이 선박 운항에 의한 대기오염 배출은 연안에서 400km 이내에서 발생, 항만 인근 지역에 집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2016년 <네이처>에 따르면 초미세먼지 농도가 항로를 중심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초미세먼지가 가장 높은 10대 항만이 물동량이 급증한 중국의 항만과 환적화물이 많은 싱가포르항을 필두로 모두 아시아 권역에 분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인천 등 항만도시

초미세먼지 오염도 매우 심각


 우리나라의 경우 특히 항만도시에서 초미세먼지의 농도가 타도시에 비해 높게 측정됐다. 전국 배출량 기준으로 선박이 포함된 비도로이동오염원에서 배출한 초미세먼지가 도로이동오염원에서 배출된 양을 훨씬 초과하며, 항만의 특성이 강한 도시일수록 선박에서 기인한 비도로이동오염원의 비중이 큰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서울시를 비롯한 대구, 광주, 대전과 같은 내륙도시에서는 도로이동오염원이 전체의 절반 가까이 배출하며, 그 나머지를 비도로이동오염원 등이 차지하는 반면, 부산시는 비도로이동오염원이 전체의 77%를 차지하고, 이 중 절반은 선박에서 기인하는 배출량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항만도시에서는 선박에서 배출된 황산화물과 초미세먼지가 차량에서 배출된 양을 크게 압도, 선박이 배출하는 초미세먼지의 양이 차량의 4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초미세먼지 발생원 중 도로이동오염원과 비도로이동오염원을 비교 한 결과, 서울과 대구에서는 0.9배, 0.7배 수준에 머물렀으나, 부산에서는 4.8배, 인천 1.6배, 울산 4.1배로 항만지역에서 비도로이동오염원의 배출량이 도로이동오염원보다 상대적으로 매우 컸으며, 항만도시에서는 비도로이동오염원 중 특히 선박의 비중이 80% 이상으로 매우 도드라졌다.






석탄화력발전소와 경유차량에 치우친

정부의 미세먼지 관리대책


 하지만 미세먼지 정부대책은 주로 차량 등 도로이동오염원, 화력발전소와 같은 에너지산업연소를 중심으로 진행, 산업계에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제조업이나 비도로이동오염원에 대한 실질적 대책 마련은 부재한 상황이다. 2016년 정부합동 미세먼지 관리대책 또한 주로 친환경차량 보급, 석탄화력발전소 감축, 노후 경유차 운행 제한이 있는 반면, 선박 기인 배출량에 대한 고려는 부족, 한계점을 드러냈다. 2017년 2월, 수도권대기환경청에서 발표한 「제2차 수도권 대기환경관리 기본계획(변경)(‘15-’24)」에서는 인천, 평택 수도권 항만 대상 선박별 미세먼지 배출량 산정을 시작으로 황 함유 기준 강화, 배출감수 저감장치 부착, 항만 정박 선박 대상 육상전원 공급시설(AMP), 야드 트랙터 LNG 연료 전환 사업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등 과거에 비해 좀 더 발전 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자동차 관리에 전체 예산의 73.1%가 투입된 반면, 선박 관련 계획에는 유일하게 선박 3,000척 대상 배출가스 저감 장치 부착에만 불과 300억의 예산이 배정, 항만도시의 오염물질 관리대책에는 여전히 이해가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경우 해외 주요 선진국에서 추진하는 항계 내 선박속도 저감프로그램, 배출통제구역(ECA, Emission Control Area) 지정, 선박의 대기오염 배출량 측정 등 항만 입출항 선박에 대한 실질적인 대기오염 배출 관리를 추진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터미널 내 하역장비를 친환경 연료 사용 장비로 개선 및 교체하는 작업도 정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추진이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며, 이 또한 일부 항만에서만 추진되고 있는 것이 현 주소이다. 더욱이 미세먼지 등 항만의 대기오염 배출량을 측정할 수 있는 상세관측망 또한 없는 상황으로 선박에 대한 관리 강화, 친환경 하역장으로의 개선이 이루어지더라도 그 개선효과를 파악하기 힘들고, 도시 대기환경시스템의 틀에서도 이를 다루고 있지 않아 실질적으로 추진되는 대기오염 저감 정책은 상당히 미흡한 상황에 있다.






국제사회, 항만도시 대기오염 개선 위해

다양한 방식 활용


 이에 반해 국제사회는 선박 연료유 황 함량 규제, AMP, 선박 운항속도 자율 감속 등 다방면으로 초미세먼지를 비롯 선박 오염물질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국제항해 선박을 대상으로 2020년부터 황 함유 기준 0.5% 이하의 연료 사용을 의무화 하여 초미세먼지 및 이산화황 배출 감소를 유도하고 있으며, 심각한 대기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국은 2016년 초부터 핵심 항만 구역에서 황 함유 0.5% 이하 연료유 규제를 이미 시작, 2020년까지 통제구역에서 초미세먼지를 비롯한 오염물질을 2015년에 비해 최대 65%까지 줄이는 목표를 제시, 진행 중에 있다.


 미국은 선박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감소를 위해 ECA 지정, 선박 저속운항 프로그램, AMP 도입, 저속운항 선박 및 AMP 이용 선박 대상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해 선사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특히 미국 LA항은 2009년, 「청정대기행동계획」을 수립, 선박 및 항만구역의 하역장비 및 노후트럭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저감 추진 등 항만대기 개선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시행해 왔으며 그 결과 지난 10년간 미세먼지의 80%이상, 발암위험도 85% 감소의 획기적인 성과를 도출함에 이른다.






국제사회 기준에 맞춘 항만구역

대기오염 관리대책 마련 절실


 선박의 오염물질 배출문제는 목에 걸린 생선 가시처럼 그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충분했으나 여러가지 현실적인 제약으로 억지로 무시해온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의 해양강국으로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며, 이것이 국민의 건강 및 삶의 질에 직결된 이상, 더 이상 물러 설 공간이 없다는 것을 정부는 인식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해양당국은 우선 2020년부터 시행되는 국제항해 선박 연료의 황 함량 규제 이행을 위해 저유황연료의 생산·공급체계의 확보, 선박 배출가스 처리장치(Scrubber) 개발 및 장착 지원, 감속운항 구역 설정 통한 선박 대기오염물질 배출 저감 등 선박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를 비롯, 원인물질에 대한 입체적인 관리를 선행 할 필요가 있다.


 연안해운과 어선 또한 더 이상 규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국제항해 선박 외 해당 선박에 대해서도 연료유 규제 일정 사전 고지와 함께 연안선사나 어민의 경제적 여건을 고려, 저유황 연료유 도입에 따른 비용 상승과 이에 대한 정책적 지원책을 함께 제시해 정책적 수용력을 높여야 한다.


 또한 전국 주요 무역항을 대상으로 항만구역 대기오염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 대기오염 배출량 측정 및 분석을 통해 발생원인 분석, 결과의 DB화 등을 통한 항만구역의 실질적인 대기오염배출 관리 강화책 또한 함께 수립·추진하는 국가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


 선박, 하역장비, 노후트럭 등에 대한 대기오염물질 배출관리 강화를 위해 전국 항만에 육상전원공급장치(AMP)의 50대 이상 도입 및 AMP 이용 선박 대상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국내 입출항 선박의 AMP 이용 유도 또한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LNG 추진선 등 친환경 선박 전환 촉진은 선박 배출량 감소를 위한 가장 실효적인 제도라고 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노후선박 조기 폐선 촉진, 신조선 건조 지원책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항만구역 대기오염 관리는 국민건강, 삶의 질과 직결되는 사안으로서 경제성, 타당성 등 경제적 관점에서 판단하는 것보다 국민 복지를 위한 정책적 관점에서 추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민 건강 증진 및 삶의 질 향상을 최우선으로 하는 친환경 정책적 관점에서 정책을 추진해야 하며 특히 항만과 선박에서 배출한 대기오염물질이 지역민과 항만 종사자, 선원에게 미치는 건강상 영향에 대한 과학적 평가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해양부는 물론 항만당국, 선사, 지자체 등 당사자 간의 협력이 필수적이며, 항만도시 미세먼지 오염 관리를 지원할 이행조직을 해양부 내에 구성 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기존 녹색항만, 녹색해운 정책의 연장선에서 온실가스 저감정책과 대기오염물질 관리 정책의 연계-확대가 필요하다.